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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 4관왕 빛나는 제주해녀문화, 현안 과제도 산적
등록날짜 : 2024-01-02 HIT :274

[신년 기획]"4관왕 빛나는 제주해녀문화, 현안 과제도 산적"


FAO 세계중요농업유산까지 세계적 가치 인정
지속가능·생태적 어업문화 등 제주정체성 형성
기후변화·오염 등 어장 황폐화 해녀소득도 저조
어장 피해 실태조사, 수산자원 다양화 대책 시급

제주해녀와 해녀문화가 국내·외 유산 등재 4관왕을 달성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앞으로 후대에 해녀문화를 전승하기 위해 신규 해녀 유입과 바다어장 보호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갯녹음이 심각한 바다어장은 해녀 소득원 감소 뿐만 아니라 해녀 유입 동력 약화로도 이어져 해녀문화 전승 차원에서도 서둘러 수산자원 확보와 어장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해녀문화 국내·외서 인정
제주해녀 어업시스템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지난해 11월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되면서 제주해녀와 해녀문화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제주해녀는 독특한 어업 방식과 문화를 유지해오며 지난 2015년 12월 16일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에 지정됐고 2016년 11월 30일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2017년 5월 1일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에 이어 2023년 11월 10일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됨으로써 국내·외 유산 등재 4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외에도 1971년 '해녀노래'가 제주도무형문화재로, 2008년 '제주 해녀의 물옷과 물질도구'가 제주도민속문화재로 지정됐고 해녀들이 채취하는 해산물의 증식과 어업의 번창을 영등신에게 기원하는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도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제주해녀의 어업방식과 문화적 특징은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물질과 약자를 배려하는 공동체 문화로 특유의 '제주해녀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를 곧 인류사회가 지향해야 할 지속가능 발전 모델의 가치로 높이 평가했다.

유네스코 역시 제주 해녀 문화는 제주도민의 정체성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작은 테왁 하나에 의지해 거친 바다 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드는 해녀의 이미지는 제주도민의 정신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상징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할망바당과 학교바당 등에 대해 연대와 조화의 정신을, 장비의 도움 없이 호흡이 허락하는 만큼만 채취하는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가능성 물질 방식을 호평했다.

제주도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주해녀문화의 가치를 활용해 기존 해녀축제를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과 FAO 어업유산의 가치를 더한 융복합축제로 확대하는 한편 해녀 홈스테이 등 해녀어업의 관광 자원화로 해녀들의 실질적 소득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해녀학교 등 신규해녀 육성을 지속하는 한편, 제주해녀의 관광자원화로 물질 뿐 아니라 다양한 소득원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녀 감소, 어장 황폐화 심각
다만 1970년 1만4143명에 달하던 제주해녀는 40여년이 지난 2022년 8245명으로 약 41% 줄었고 은퇴 해녀를 제외한 현직 해녀 수는 3226명에 불과하다.

연령도 50세 이상이 97.2%를 차지한 반면 신규해녀 가입은 저조한 실정이다. 제주도 해녀유산과 자료에 따르면 신규해녀 가입 인원은 2016명 24명에서 2019년 49명까지 늘었다가 다시 감소 추세를 보이며 지난해 28명에 그쳤다.

어촌계 가입 절차도 출자를 비롯해 까다로운 편이고 제주해녀의 소득은 2022년 기준 연간 1인당 579만원 수준으로 매우 저조했다. 

해녀들의 소득원은 2022년 소라가 87억8000만원(1642t)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성게 70억4500만원(3t), 우뭇가사리 13억7100만원(218t), 해삼 7억3700만원(35t), 톳 2억3200만원(57t), 전복 1억4800만원(2t), 오분자기 1억2600만원(2t) 등이다.

주 소득원인 소라와 성게를 비롯해 해조류들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사라져가고 그 자리에 갯녹음(백화)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수산자원 보호와 바다어장 환경을 지키기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

특히 해녀들은 기후변화 요인 외에 인위적인 오염을 막기 위한 원인 분석 및 저감 등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김계숙㈔제주도해녀협회장은 "소라의 먹이가 되는 감태나 미역이 이제는 보기 힘들어져 소라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고 모자반도 마찬가지"라며 "해초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하는데 수온 상승 뿐만 아니라 특히 양어장들이 생긴 이후 문제가 심각해졌고, 하수처리장이나 비올 때 흘러들어오는 오염물 등 여러 문제로 인해 바다가 점점 황폐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온상승도 수산 자원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연구원에 따르면 수온상승으로 인해 방어와 다금바리 등이 북상하는 한편 제주연안의 해조류가 사라지고 소라와 오분자기도 먹이가 없어 점차 남해안과 동해안으로 북상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와 하수처리장·양식장 및 육상 유입물질 영향을 종합적으로 실태조사해 과학적인 바다어장 오염 방지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산 자원 회복을 위한 정책으로는 기후변화를 고려한 해조장 조성과 종자 방류가 필요하다.

좌민석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바다숲 조성사업으로 주로 감태를 이식하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아 고수온에 강한 참모자반이나 청각을 대상으로 천해역 해조장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고 해삼, 전복, 오분자기 등 등 기존 수산자원 외에 최근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종자 생산에 성공한 고둥(보말)도 많이 방류해서 소득원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정부의 여성어업인 육성 기본계획이나 수산업·어촌발전 기본계획에 해녀어업을 반영해 별도의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해녀의 전당 건립 공약을 실현하는 등 정부 차원 해녀문화 보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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