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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료 줄줄이 인상…숨 막히는 제주 '취준생'
등록날짜 : 2024-01-26 HIT :318

토플 22달러·토스 8만4000원
세무사·관세사 시험도 2~3배
여러 번 봐야 해 추가 비용
"식비 등 일상 지출 줄여야"

4년째 '취업준비생'인 도민 A씨(26)는 요즘 우울감이 부쩍 늘었다. 안그래도 고물가에 식비를 대기도 벅찬데 교재비도 올라 지출 규모가 늘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토익 스피킹 유효기간도 끝나 재응시를 해야 하는데 인상된 응시료에 한숨부터 나오는 상황이다.

A씨는 "취업 준비 초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다 힘에 부쳐 부모님께 의지하고 있는데 눈치가 너무 보인다"며 "어학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시험을 안 볼 수도 없다. 식사도 줄이고 있는데 교재료와 인터넷 강의료도 덩달아 올라 감당하기에 버겁다"고 울상을 지었다.

물가 상승으로 서민 고통이 커지는 가운데 취업 준비를 위해 필요한 주요 시험 응시료마저 일제히 오르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주요 시험 응시료는 적게는 2년에 한 번 많게는 1년에 두 번 꾸준히 인상되는 추세다.

취준생들이 가장 많이 보는 어학 시험 중 하나인 토익 응시료는 2022년 4만5000원에서 이날 현재 기준 4만8000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토익 스피킹은 7만7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오픽은 7만81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인상됐다.

'영어 실력 가늠 척도'로 불리는 토플은 더 심하다. 한국에서 토플 1회 응시료는 2022년 200달러(약 26만원)에서 1년 사이 220달러(약 29만원)로 올랐다.

다른 자격증 시험 응시료도 지속 오르고 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심화'난이도는 기존 2만2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일반' 난이도는 기존 1만8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올해부터는 세무사와 관세사 국가공인자격시험도 2~3배 수준으로 오른다. 세무사 응시료는 현재 1·2차 통합 3만원이지만 3만원씩 총 6만원으로 뛴다. 관세사 시험은 1·2차 통합 2만원에서 총 6만원으로 인상된다.

이밖에도 사회복지사 자격시험의 경우 사이트마다 최대 2배가 차이가 나기도 해 취준생들 사이에선 가장 저렴한 곳이 공유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은 직장인과 취준생 등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학원 수강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토익·오픽 등 어학이나 한국사 등 일부 자격증 시험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취준생 B씨(27)는 "자격증을 요구하는 곳은 많은데 그만큼 지원은 없고, 응시료는 계속 오르기만 해 힘들다"며 "점수를 맞추려고 몇 번이나 더 시험을 봐야 할지 몰라 식사 등 일상생활에서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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