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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잊혀진 이름 기억하겠습니다
등록날짜 : 2024-03-13 HIT :80

"4·3 잊혀진 이름 기억하겠습니다"


12일 무명신위 위패조형물 제막

이름 없는 4·3 희생자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공감하기 위한 무명신위 위패조형물이 설치됐다.

제주도는 12일 4·3사건 미신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기리기 위해 제76주년 4·3희생자 추념기간(3월 11일~4월 3일)을 맞아 영가천도·추모법회를 봉행하고 무명신위 위패조형물 제막식을 개최했다.

4·3희생자 무명신위는 4·3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한 모든 희생자를 상징하는 것으로, 3m 가량 높이의 오석 판석으로 제작했으며, 4·3평화공원 위패봉안실 왼쪽 면에 설치했다.

위패봉안실 현황판에는 '지금까지 4·3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한 모든 희생자를 위무하는 무명신위 위패도 봉안하고 있다'는 안내문구를 반영해 제주4·3의 아픔을 전하고 기억하도록 했다.

이날 행사에는 4·3유족 및 관련 단체 등을 비롯해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창범 4·3유족회장,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 오순문 제주도 부교육감, 김황국 제주도의회 부의장, 강철남 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한권 도의회 4·3특별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제주불교 4·3희생자 추모사업회가 주최한 '제주4·3희생 무명씨 영가천도 및 추모법회'를 통해서는 사시불공 및 천도의식으로 시작해 경과보고, 봉행사, 총무원장 추도사 등이 이뤄졌다.

무명신위 위패조형물 제막식은 인사말씀과 칠머리당 영등굿 보존회의 혼부르기, 진혼무, 제막식, 제례 등 순으로 진행했다.

김창범 유족회장은 "곁으로 끝내 모시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져간 서럽고 원통한 영령님들이 피맺힌 한을 내려놓기를 서원드린다"며 "후손들은 영령님들의 고결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훈 지사는 "7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1만이 넘는 희생자들 이름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예우를 갖춰 잊혀진 영령들의 넋을 추모하고 기리고자 하며, 남은 진상규명과 4·3 정명찾기, 정의로운 해결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4·3사건진상보고서에 따르면 4·3사건 당시 제주에서 약 2만5000~3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 희생자로 결정된 인원은 1만4822명으로, 최소 1만여명이 이름 없는 희생자로 남아있다. 김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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